Yahoo Japan(야후 재팬) 내정 후기

Written on November 6, 2017

이번에 어쩌다 보니 야후 재팬에 합격(내정)하게 되어 후기를 작성한다. 비슷한 과정에 놓인 분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스스로도 외국 기업과의 면접 경험을 정리하고자 글로 남긴다.

음슴체로 씁니다.

지원 동기

이번에 취업박람회에 일본 기업 부스도 있길래 가봤다가, 자격(일본어 자격증 없음, 내년 3월 입산데 졸업 내년 2학기)이 안 맞아서 이름만 적고 나왔다. 리쿠르트사 말로는 입사 시기는 조정 가능하니 일단 한번 넣어보라고 전화가 와서 얼결에 야후 재팬 취직을 진행하게 되었다.

과정

  1. 서류
    영어 이력서 제출
  2. 온라인 코딩
    문제 수준 하. 반복문 조건문 쓰는 단순 문제부터 1차원 DP 쓰는 문제까지. 요즘 트렌드에 비하면 너무 쉬운 듯. 여기서 좀 기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
  3. 온사이트 면접
    총 2차. 토, 일에 거쳐서
    리쿠르트 회사의 말이나 검색해본 바로는 일본은 취준할 때 정장을 입어야 하는데, 정장이 없어서 마이와 넥타이만 빌리고 슬렉스에 캔버스화 신고 감. 결과적으로는 그걸 지적받지는 않음.

면접 개괄

1차, 2차 면접
각 30분, 45분. 실제로는 40분, 55분 정도 한 듯. 시간은 사람마다 다름. 칼같이 나오는 사람, 길어지는 사람.

일본은 이력서 양식이 정해져 있어서 거기에 맞춰서 써야하여 따로 준비. 일본어 이력서와 영문 이력서를 같이 들고 가서 영어 이력서를 어필. 일본어 이력서를 급하게 써서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 한 면접당 HR 한 명, 기술 한 명 들어옴. 인사는 대체로 일본어 이력서를 보고, 기술 면접할 때는 영문 이력서가 더 자세하다고 어필해서 그걸 가지고 이야기함.

면접 시작하면 자기소개부터 시킴. 두 번 다. 외워간 게 아니라 생각나는 데로 말해서 떠듬떠듬 함. 유창할 필요는 없는 듯.
“무슨 학교의 누구라고 합니다. 전공은 무엇 입니다. 업무 경험은 뭐뭐가 있습니다. 연구 경험은 뭐뭐가 있습니다. 일본 교환학생 경험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받았던 질문

H: 인사 면접관
T: 기술 면접관
I: 나

받은 질문 1차

H1: 왜 일본?
I: 교환학생도 일본으로 갔음. 일본인들의 성정이 내 성격과 맞는다고 생각.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야사시하고 어쩌고. 일하는 면에서는 근면 성실함도 마음에 듬.
(본심이 아니라 면접용으로 대답함. 원래 준비했던 답은 일본어가 가능하니까 취업 가능한 지역으로 고려는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내용. 근데 리쿠르팅사가 그렇게 미지근하게 하지 말고 일본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하라고 해서 립서비스 함. 근데 그렇게 인상을 주지는 못한 듯. 뻔한 답이라고 생각하는 눈치. 그냥 넘어감. 교환경력도 있는 마당에 과감하게 가도 됐을 듯.)

H1: 왜 야후 재팬?
I: 데이터의 측면.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도 좋았지만 대규모 데이터를 다뤄보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일본 야후는 적합. 스타트업이 아닌 대규모 기업이 어떤 식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가는지 그 방법론(소프트웨어 공학)도 배워보고 싶었다.
개발자 성장의 측면. 개발자 성장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회사라고 들었다. 경험학습이라는 모토로 여러 서비스를 제공. (5개정도 있는데 2개만 떠올라서 그거 말하고, 지금 다 기억이 안날 정도로 많았다고 둘러댐) 좋다고 생각.

H1: 지금 같이 진행하는 취직 절차 있는지?
I: 없음. 근데 그 이유가 졸업 시기가 이번 공채랑 안맞아서 그럼. 리쿠르트 사에서 맞출 수 있다고 해서 지원. 괜찮은지?
H1: 언제 졸업?
I: 한학기 더 다니고. 학점 채워야.
H1: 그럼 제도적으로 그 다음 시즌 입사가 가능은 함.
(일차에서는 이정도 입장만 확인하고, 최종 면접에서는 합격한다면 원래는 시기가 안 맞는데 조정해 주겠다고 추가로 들었습니다.)

T1: 와서 무슨 일 하고싶음?(질문을 했는지 먼저 어필을 했는지 기억이 안남)
I: 데이터 사이언스. 대기업에서만 가능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 해보고 싶음. 분산처리, 클라우드 관심 있음.
T1: 왜?
I: 솔직히 말하면, 지금 야후는 성장 정체 상태. 몇년간 시총보면 제자리걸음. 그동안 미국 FANG이랑 알리바바 텐센트는 급성장. 구글, 마소, 아마존, 알리바바와 야후가 다른 점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으로 재미를 보았다는 것. IaaS, PaaS 사업 부족. 이거 혁신해야. 근데 야후는 인프라는 있고 데이터도 있고, 자원은 있으니까 사업을 할 여력은 있음. 들어가서 그런 사업 있으면 팀에서 같이 해보고 싶음.

T1: 프론트엔드 기술을 써봤다는게 많은데, 이 기술은 뭔지?(나중에 보니 이 분이 회사에서 프론트엔드 담당. 이때는 몰랐음. 떠본 듯)
I: 기술 스텍을 적어놓은 게 있어서 하나하나 설명함. React와 기타 생태계 중심으로.
T1: A/B(중복되서 동시 적용 안되는 기술)가 둘다 적혀있는데 무슨 의미인지?
I: 팀이 작을 때는 A를 쓰다가 커지고 B로 옮겼다.

T1: 지금 인턴으로 연구하고 있는게 뭔지?
I: 원래 방학 때 C연구를 했음. 지금은 안함. D연구로 바꿈.
T1: 왜? 결과는?
I: 해본 결과 우리 문제에 적용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와서 접은 것. 새로운 시도였는데 불가한 것으로.
T1: 지금 하고있는 D는?
I: 막 시작하려고 아이디어만 있다.
T1: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I: 칠판써서 해도 되나?
T1: 물론
I: 칠판써서 대충 그림 그리면서 설명함. 아이디어 위주로 크게. 코딩은 하지 않음.
T1: 구체적 내용을 지적하며, 그게 되나?
I: 아마 요렇게 요렇게 하면 될 거 같다. 해봐야 아는것이라고 생각.

받은 질문 2차

T2는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근무한다고 밝힘

H2: 살면서 힘들었던 경험?
I: 재수. 짧게 한 문장 이야기하고 끝남

H2: 회사에서 일할 때 회사 동료로부터 들었던 자신의 장점, 단점은?
I: 장점은 협력하는 디자이너로부터 제품 위주로 생각하는 개발자라는 평을 들음. 그리고 성실하다는 평을 받았음. 단점은 (여기서 한 30초 고민) 음…. 집중하면 다른 일에 전혀 신경쓰지 못한다는 거.(이러고 웃으면서 넘김)

T2: 성실하다고 했고 보니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함?
I: 재밌는 수업 많이 들음. 이런 수업 저런 수업 챌린징 했음.
T2: 수업에서 뭐 한 거 설명할 수 있나?
I: 프로젝트 항목 보면 적어놨는데, 이중 하나 설명하겠음. 프로젝트 하나 칠판에 쓰면서 설명. 프로젝트 목적부터 구현의 큰 그림까지. 처음에 거의 코딩하다가, 좀 고민하고 앉아 있으니 그렇게 안 자세해도 된다고 해서 그림 위주로 설명.
T2: 재밌는 거 했네
I: 그것만 한 게 아니라 더 재밌는 것도 함. 데이터 사이언스 담당이니 요런 거 알지않음? 이런 것도 함. 목표는 이런 거였고 실제로 퍼포먼스 이렇게 좋게 나옴. 요런 요런 기술로 해봤음

했던 질문

한 질문 1차

I: 사내에서 코드베이스는 뭘 쓰는지?
T1: 깃헙 엔터프라이즈
I: 코드 리뷰는 어떻게 하는지?
T1: 뭐 풀리퀘 날리면 잘 한다 정도. 완벽히 이해 못함. 알아듣는 척 함.
I: 졸업 시기가 채용과 맞지 않는데 조정 가능한지?
H1: 가능.
I: 희망 부서를 신청하면 받아주는지?
H1: 희망을 말할 수는 있지만 확실하게 정할 수는 없다
I: 혹시 겨울 방학 때 인턴십 가능한지?
H1: 내정자한테는 불가능

한 질문 2차

I: 외국인을 뽑는 목적이 있는지?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에게만 따로 회사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는지? 외국인으로서 사내에서 성장 한계 있는 건 아닌지? 온라인 테스트가 좀 쉬웠는데 외국인한테만 쉽게 해서 뽑는 거 아님? 회사 들어가면 들러리 서는 거 아님?(지금 보니 좀 공격적이었던 거 같음. 막 두다다 말을 쏟아냄)
H2: 채용 절차야 지역마다 다른 것. 따로 어드벤테이지 디스어드벤테이지 준건 아님. 사내에서는 외국인 비율도 높아지고 있고 매니저 하는 사람도 꽤 있음.

I: 개발자가 성장하기에 좋은 회사라고 하는데, 프로그램이 여럿 있다는 건 1차에서 말하고 들음. 근데 프로그램 있다는 거 말고, 구체적으로 그런 예 같은 게 있는지?
T2: 물론 프로그램도 있는데 구체적으로 재밌는 건 요런 게 있었고(트래픽 처리 관련), 해결해서 개발자 모임에서 발표도 하고 좋았음. 서비스가 크니까 생기는 문제들과 그 해결 과정들이 있고, 거기서 성장 가능.
I: 굉장히 좋게 들린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업무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말해줘서 감사.

I: 대규모 회사인데, 어떻게 팀에서 테스크를 관리하고 스케줄 매니징 같은걸 하는지?
T2: 팀마다 다른데 자기는 라지스케일 스크럼 씀. 벽 한 면이 전면 화이트보드라 거기에 쓰기도 하고 메모도 하면서 테스크 관리.
I: 역시 큰 회사는 작은 회사랑 방법론이 다를 수밖에 없구나. 회사의 단계에 따라 베스트 프렉티스가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확인한 거 같음. 자세히 설명해줘서 감사.


여기 까지 하고 다른 사람 면접이랑 결정을 기다리면서 근처에서 3시간 정도 대기했음.

최후 면담 질문

H2: 지금 같이 진행하는 취직 절차 있는지?
I: (또 물어보네) 없다. 그런데 내년 상반기에 학교를 다니게 되면, 이론적으로 내년 상반기에 지원 하는 것은 가능한 상황.
H2: 그건 그렇지. 알겠음
(둘러서 말해서 그렇지 다른 기업에도 넣어볼 거라는 인상은 충분히 줬다고 생각. 리쿠르트 사에도 담당자에게 그런 상황임을 어필한 바 있음. 그래도 뭐 좋게 본 것 같음)
H2: 범죄사실 있는지? 아니면 뭐 이력서에 추가할 거라도?
I: 딱히 없다.

H2: 면접 결과를 리뷰해주겠음. 여러가지 일(업무 경험과 해외거주)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던 점이 긍정적. 기술적으로도 기술 이야기를 할 때 굉장히 좋아 보였다.(화이트보드를 써 가면서 학교에서 했던 과제와 연구 내용을 간략하게 도식으로 설명을 했는데, 좋게 봐 주신 듯) 우리 회사에 와 주시겠습니까?
I: 내정 받겠습니다.
악수악수
H2: 감사합니다. 원래 채용이 4월인데 괜찮은 거 같아서 10월로 조정. 우리도 이거 투자하는 거니까 신경 좀 써줘라.
I: 알겠음


앞으로의 절차 설명

앞으로의 절차 및 비자 관련 설명 이루어짐. 듣고 서류 받고 인사팀과 인사하고 엔지니어 면접관과 대화하러 감. 요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농담따먹기 함. 입사까지 1년 남았으니까 공부 많이 하고 들어오라고 함. 도커 아직 안써봤다니까 배워서 들어오라고 하거나 뭐 그런.

화기애애하게 종료.

면접 분위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고정된 자세로 대답하고 이런 게 아니라 정말 대화하는 느낌. 글로 옮기다 보니 질문 하나에 대답만 길게 한 거 같은데, 실제로는 눈 맞춰가며 손 써가며 실제로 ‘대화’를 하면서 설명하고 함. 일본어가 막힐 때 천천히 해도 좋다고 말해주고, 문법이나 단어가 말도 안되는 표현도 많이 써서 이해가 잘 안됐을 텐데 최대한 이해하려고 면접관이 노력해 줌.
서로가 잘 모르기 때문에, 나는 야후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고 회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느꼈음. 업무 관련해서 무례하게도 보이는 질문도 한 거 같은데 좋게 봐주심. 기술적으로도 많이 아시는 것처럼 보여서 면접 과정을 통해 야후 자체에 호감이 급증함.

결론적으로, 오퍼 레터를 받은 상황이다. 면접 들어갈 때에도 회의적이었는데(복장 양복인 점, 온라인 테스트가 쉬운 점), 면접에서 엄청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일을 한다면 여기도 나쁘지 않겠다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