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연수장학 수료

Written on April 9, 2018

3년간의 한학연수장학 과정을 수료하였다.

놀랍게도 수료하는 데 성공하였다.
같은 기수 동학분들은 알 거다.. 내가 거의 한문도 아니고 한자를 못 읽는 상태로 들어와서 얼마나 헤맸는지.
1년 차 수업 때는 준비를 하려고 해도 너무 기본이 부족했다. 번역서를 옆에 두고도 읽기 벅찬 수준이었다. 수업에 가는 게 솔직히 두려웠다. 언제 내 차례가 되어서 번역을 제대로 못 하고 털릴지 매주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실력이 그렇게 다르진 않다. 잘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아직 비루한 수준이다.
그래도 3년 차에는 팔자에 없는 반장도 맡고, 거의 전출하며 주역을 보았다.
전공이 점점 한학과 멀어지며 고민이 드는 때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시작한 이상 끝을 보고 싶었다. 그것이 나에게 시간과 돈을 할애한 사람에 대한 예의이며, 이 과정을 진지한 마음으로 신청한 과거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3년간의 과정이 모두 끝났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끝을 인정하고 지나온 날을 뒤돌아볼 수 있을 때에만, 시간의 무덤에서 의미가 다시금 살아난다.
생각하는 법, 내 생각의 기원 찾기, 문헌 읽기를 천둥벌거숭이에게 조금이나마 가르쳐준 과정과 교수님들과 동학들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