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를 쓰는 고통

Written on December 17, 2017

과학철학에서 최소 12000자의 보고서를 받았다. 분량이 이쯤 되니까 너무 고통스럽다. 쓸 주제는 여럿 있는 것 같은데, 뭘 택해도 일관성있는 주제로는 만 자를 넘기가 어렵다. 두 가지 이상의 주제를 동시에 다루면 넘길수는 있겠는데, 글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이 주제 저 주제 생각만 계속 하는데, 어떤 주제도 만 자를 넘기면서 정합하게 쓸 수가 없다.. 이게 내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주제의 범위에 비해서 요구하는 양이 너무 많다. 비평 등에서는 글의 주제를 좁게 잡아서 쓰라고 계속 피드백을 줬는데, 그 기준으로 보면 최종 보고서 분량이 너무 말이 안된다.

솔직히 조교의 심리에서 깊게 생각하고 분량을 정한것도 아닐 것 같은데, 과도하게 학생한테 부담을 주는 처사 아닌지. 읽는 사람도 고통 쓰는 사람도 고통일 뿐일거 같은데.

아무튼 길게 쓰는 전략을 생각해보면

  • 여러 주제를 합쳐서 쓰기
    • 장점: 분량이 선형으로 증가
    • 단점: 내용의 일관성이 떨어짐. 나도 나중에 내가 뭔말을 하는지 모르게됨
  • 예시의 내용을 늘리거나 요약을 늘리기
    • 장점: 하나의 주제를 자세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됨
    • 단점: 집중도가 떨어짐. 글이 중언부언하는 것처럼 보임

주제는 협소하게 요구하면서 기간은 짧고 분량은 너무 많다는 점에서, 과제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